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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장수탕 선녀님] 동네 목욕탕에 사는 선녀할머니 그림동화

by 은혜상서 2024. 2. 5.

장수탕 선녀님 도서

 

백희나 작가는 <알사탕>, <구름빵>, <이상한 엄마> 등 인기많은 그림책 도서의 작가입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시켜드릴 그림책은 도서 표지에서부터 호기심이 자극되는 <장수탕 선녀님> 입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뮤지컬 공연으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아이와 함께 꼭 한번 보려고 합니다

표지에서부터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이 자극되는데요,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줄거리

 

푸르스름한 새벽녘, 주인공 덕지가 쭐레쭐레 엄마를 따라 나섭니다. 그런데 무언가 영 못마땅한 표정입니다. 덕지가 사는 동네에는 아주아주 오래된 목욕탕인 ‘장수탕’이 있습니다. 큰길에 새로 생긴 스파 랜드에는 불가마도 있고, 게임방도 있고, 얼음방도 있다는데 엄마는 오늘도 장수탕입니다. 시시하기 짝이 없는 장수탕이지만, 이곳에도 덕지가 좋아하는 게 있습니다. 하나는 울지 않고 때를 밀면 엄마가 사 주는 달콤하고 시원한 요구르트, 또 하나는 냉탕에서 하는 물놀이입니다. 엄마는 감기 걸린다며 잔소리가 늘어지지만, 냉탕 놀이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가 없습니다. ‘풍덩풍덩, 어푸어푸’ 덕지는 다른 날처럼 냉탕에서 신나게 물장구를 칩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더니 이상한 할머니가 덕지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할머니 모습은 어딘가 조금 엉뚱해 보입니다. 머리 모양은 꼭 토끼 귀를 닮았고, 귀에는 길다란 보석 귀걸이를 달고, 씻으러 온 목욕탕에 화장을 곱게 하고 있다니요? 덕지는 놀란 눈으로 할머니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습니다.

그런 덕지에게 할머니는 자기가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님이라고 귀띔해 줍니다. 덕지는 그림책에서 보았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덕지가 알고있는 선녀라면 날개옷 차림에 곱디 고운 모습이어야 하는데, 냉탕에서 만난 할머니 선녀님은 깊게 파인 주름과 목욕탕에서 흔히 보는 할머니들의 처진 가슴과 풍만한 알몸을 보면 선녀님이 아니라 '동네 할머니'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 냉탕에서 노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거센 폭포수를 맞으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바지를 튜브 삼아 물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몸짓, 물속에서 덕지를 꼭 붙잡고 있는 자상한 손길, 덕지는 이 선녀 할머니가 좋아졌습니다. 냉탕 놀이가 끝날 무렵, 할머니는 덕지에게 사람들이 마시는 요구르트가 뭐냐며 물어봅니다. 덕지는 선녀 할머니에게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울지 않고 때를 밀면 엄마가 요구르트를 사주실 테니까요. 마침내 엄마가 사 준 하나밖에 없는 요구르트를 선녀 할머니에게 선물했습니다. 쪽쪽 맛나게 요구르트를 빨아 먹는 할머니를 보니 목이 마른 것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온 덕지는 오후가 되자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파 옵니다.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물수건을 갈아 대던 엄마도 깜빡 잠이 든 한밤중, 열이 펄펄 끓는 덕지 앞에 선녀 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덕지 머리맡에 놓인 세숫대야의 찬물 통해서 말이죠.  선녀 할머니는 덕지에게 다가와 불덩이 같은 이마에 손을 살며시 갖다 대고는 말했습니다. "덕지야, 요구룽 고맙다. 얼른 나아라."하고 말이지요. 그 순간 마법처럼 열이 내리고 다음날 아침 감기는 거짓말처럼 나았습니다. 

 

리뷰

 

고운 비단 옷 대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깊은 숲 속 맑은 계곡 대신 촌스러운 폭포수 벽화, 인조 바위와 가짜 소나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허름한 탈의실, 물때 낀 바가지, 녹슨 수도꼭지와 깨진 타일. 

이 곳에 선녀가 살거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보통 선녀는 고운 비단 옷을 입고 깊은 숲 속 맑은 계곡에서 사람들 몰래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었어요. 동네 목욕탕에 살고있지만 물을 통해 장소를 옮겨다니는 선녀 할머니를 보니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도 잘 찾아보면 선녀 할머니, 선녀 할아버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평소 길을 걸어다닐때도 두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것 같습니다.